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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

출산후기



+ 언제?  2011년 10월 24일 밤 10시 34분 출산 (예정일 : 10월 27일)
+ 어디서?  안양 봄빛병원 6층 가족분만실
+ 어떻게?  자연분만, 무통분만 (진통 12시간) 
+ 우리 건강이는? 3.08kg로 태어난 아주 건강하고 예쁜 여자아이랍니다.


저도 드디어 출산후기를 쓰게 되는군요 :)
감개무량합니다.
한달 전에는 두려움에 떨며 시간 날 때마다 미친듯이 출산후기를 읽었었는데^^

저는 출산 전날까지 아무런 징조가 없었어요.
이슬도 비치지 않았고, 양수도 터지지 않았고, 가진통도 한 번도 없었죠!
자궁문은 1cm 열렸다는데, 애기도 많이 내려오지 않고 징조도 없어서
아! 이러다가는 예정일을 넘길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.
의사선생님은 열심히 운동하면 예정일 전에 나올거라고 하셨지만요.
하루에 한 시간정도 빨리 걸으라고 하셨는데 노력은 했지만 꾸준히 하지 못했어요.
그러다가 출산 3일 전부터 Wii Fit 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요. (조깅)
밖에 나가는게 너무 귀찮아서 했는데요. 왜 진작 활용하지 못했나 후회되더라구요!
정말 운동됩니다.
출산 당일 새벽 3시에 하도 잠이 안와서 조깅 30분 했는데요.
이것 때문에 애기가 빨리 나온 것 같아요^^

2011. 10. 24  새벽에 운동하고 슈퍼스타k3 보다가 새벽 6시30분에 잠들었어요.
자고 있는데 오전 10시부터 진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.
어떤 아픔인지는 설명도 안되고 기억도 잘;;; 근데 아! 이게 진통이구나! 알 수 있었어요.
저는 처음부터 진통간격이 5분, 7분, 3분, 10분..... 으로 짧았어요.
진통간격이 5분으로 일정해지면 병원에 오랬는데, 일정하지 않으니까 지금 가는 건 아니겠지 
생각하고 한 두시간 더 진통을 견뎠어요! 신랑은 빨리 dslr 사와야겠다고 부산을 떨기 시작;;
초산이고 이제 막 진통 시작했으니까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거죠~
근데 아무래도 진통간격이 짧은 게 꺼림직해서 병원에 전화해봤더니;;;
진통이 10분 안쪽으로 짧으면 병원으로 오라고 하대요.
 

12시쯤 샤워하고 부랴부랴 준비해서 1시에 병원에 도착!!
공포의 내진! 생각보다 아프지도 굴욕적이지도 않았어요. 마음을 비워서 그
런가;
자궁문이 2cm 열렸고, 진통이 아주 세진 않지만 규칙적으로 짧게 있으니까 입원하라고 하시더라구요.
옷을 갈아입고 복식호흡을 하며 진통을 견뎠어요.
처음엔 그래도 견딜만하더니... 진통강도가 세지면서 시작된 허리통증.
정말 아팠습니다.
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어요.ㅠ_ㅠ
저는 생리통도 배로 안오고 허리로 오거든요! 그래서 진통이 허리로 오겠거니 했는데!
다른 엄마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허리진통 정말 정말 아픕니다.
자궁문 4cm 열리면 무통주사를 놔준다고 하는데 왜 이리 안 열리는지 ㅠㅠ
저녁 7시. 병원에 온지 6시간만에 2cm가 더 열려 4cm가 되었어요~

7시 15분. 무통주사를 맞았어요!
이 때부터 무통천국 시작. 
의사선생님이 무통 맞으면 진통시간 길어진다고 왠만하면 맞지 말라고 했으나
참을 수 없어 그냥 맞았죠~ 그런데 우리 건강이는 효녀답게 빨리 빨리 내려왔어요!
무통주사를 맞았으나 X꼬에 힘은 계속 들어가더라구요! 
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~ 애기가 내려오는 느낌이래요~
힘 들어가는 느낌 때문에 잠은 잘 수 없었지만 그래도 평온한 3시간이 지나고
9시 15분 자궁문이 거의 다 열렸다고~ 1시간 안에 애기 볼 수 있겠다고^^*
이제부터 힘이 들어가면 숨 참고 힘 끙 주라고~~ 
아..... 힘 주는거 왜 이렇게 힘들어요? 진이 빠져서 포기하고 싶었어요!
그래서 저 애기 낳을 때 다른 방에서 애기 낳던 어떤 엄마는 힘 주다가 수술해달라고..;;
계속 힘 주다보니 아이가 나올 것 같고~ 빨리 애기 낳고 싶은데
간호사님들은 오지 않고 막 짜증낼 뻔 했어요! 이를 꽉 물게 되더라구요 ㅡㅡ;;
드디어 아기 머리가 보이고 간호사분이 출산준비를 시작.
근데 왜이렇게 천천히.ㅠ_ㅠ 의사선생님도 빨리 안오시고 ㅠ_ㅠ 죽을 맛

의사선생님이 오시고 본격적으로 힘을 주기 시작했어요.
처음에는 의자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끙! 힘을 줬는데
간호사님이 허벅지를 잡으라고...ㅡㅡ 내가 허벅지 잡고 힘 주는데... 
내진, 관장, 면도보다 이게 더 굴욕적..ㅠ_ㅠ 그래도 일단 아기를 만나야겠기에 
열심히 힘을 주었어요! 숨을 참고 끙! (길~~~~~~~게)
힘 주다가 힘들어서 후~~~~~~ 숨을 내쉬었더니 ... 그러면 안된다고 혼나고!
몇 번 더 힘주고 쑴~~~~~~~~풍... 응애응애응애!
다른 엄마들은 너무너무 시원하다는데 저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시원한건지,,,
태반 나올 때도 시원하다는데 저는 잘...;; 시원했었나? 시원했겠죠;;;

아기 나오는 곳을 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기 때문에 신랑은 제 머리 쪽에서 눈감고 기도하다가
탯줄 자르라는 간호사 말에 탯줄 자르고!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어요~
후처치 중 말끔히 씻은 아기를 제 가슴 위에 올려주더군요! 너무 정신이 없어서 울지도 못했어요;;
근데 정말 신기하더라구요~ 우리 신랑은 울었대요! 

충분히 아기에게 젖을 물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! 생각보다 넘 멀쩡해서...
근데 젖 물려주지도 않고.ㅠ_ㅠ 애기 태어난 한 시간 이내에 젖을 물려야 젖이 잘 돈다는데...
이 때 젖 못 물리고~ 신생아실에서 젖병을 물려버려서 지금까지 모유수유 전쟁중입니다.
그냥 유축하고 아기가 물려고 할 때 직수하면서 아주 조금 분유보충하고 있습니다.ㅠㅠ
두 시간마다 유축, 한 시간동안 유축, 하루 7~8회 유축, 하루 7~8시간 유축...ㅠ
아기 돌보고, 아기 잘 때 유축하고 젖병, 유축기 소독하고..ㅠ_ㅠ 너무 힘듭니다~ 

쨋든, 완모를 계획중이던 저는 신생아실 간호사님께 물어봤었드랬죠!
저 완모할건데, 어떻게 해야하나요? 젖만 물리고 싶어요~
간호사曰 " 젖이 안도는데 아기 굶길 건가요?" 
애기들 다 분유보충 하길래 당연히 그래야 하는건줄 알았어요.ㅠ
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... 갓 태어난 아이는 많이 안 먹어도 된다고... 열심히 젖을 물리면 되고
어쩔 수 없이 분유보충을 한다 하더라도 직수를 하려면 컵수유나 스푼수유를 해야한다고~
모유수유 권장하는 어떤 병원에서는 젖병 안물리다 하더라구요!!!
나름 병원에서 하는 모유수유강좌도 듣고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이 없다 보니 
시간은 후다닥... 아이는 벌써 젖병 빨고 있고!  ㅠ_ㅠ

병원에서 1인실에 있었는데~ 첫 아이고 올 손님이 많았던 저는 1인실을 하지 않았으면 큰일날 뻔 했어요!
다른 엄마들에게 민폐 끼칠 뻔... 가족들 친구들 많이 와줘서요! 저는 친구들을 별로 부르지 않았지만 
오빠는 싹~다 전화 돌렸더라구요!ㅎㅎ 



출산을 경험하고 제가 예비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...

1) 꼭 무통 맞으세요!
- 무통천국을 경험하게 되실 거예요!^^

2) 이슬 안비치고 양수 안터지고 가진통 없었더라도 갑자기 진통 올 수 있어요! 
- 진통이다 싶으면 병원에 전화해서 진통간격, 증상 얘기하시고 병원에 가야하는지 물어보세요.
  출산후기만 보고 알아서 결정하시지 말구요! 저는 잘못하면 카메라 사러 용산 갈뻔 했어요;;;

3) 출산보다 힘든 게 모유수유예요! 준비하세요~
- 출산 후 바로 시작되는 모유수유전쟁~ 모유수유때문에 출산했다고 무작정 쉴 수만은 없죠! 
  어리버리하다가는 저처럼 계속 고생합니다. 산후조리원 들어가면 다들 애기 젖 물리고 있으니
  다들 모유수유 하는 것 같지만~ 모유수유 성공률이 30%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~
  젖양이 부족해서, 유두가 너무 심하게 함몰되어서 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사람은 극히 소수인데 말이죠!
  아이에게 계속 젖을 물리면 젖양이 늘고! 함몰유두도 수유를 할 수 있다는데... 
  일단 아기가 젖을 자지러지며 거부하면... 걍 무시하고 굶기면서 젖만 물리는게 너무 어렵죠.. 
  안쓰러워서... 그러다보면 혼합수유하게 되고.. 유축하게 되고.. 유축만 하면 젖양이 줄 수도 있고~
  스트레스 받고! 주변에서 그렇게 고생하지 말고 그냥 분유 먹이라고 하고...
  그러다보면 실패하게 되나 봐요~ 저도 스트레스 엄청 받아서 막 울고불고 했지만...
  지금은 그냥 편하게.. 하는데까지 하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~^^ 
  젖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유축하고 아이 기분 좋을 때 물리고 해서 거의 젖만 먹이고 있구요!
  한 번씩만 분유보충하고~^^ 앞으로 완모해야죠!!!
  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모유수유를 못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! 폭풍검색 결과~
  유축만으로 100%완모하는 분도 있구요~ 혼합수유를 꽤 했는데도 직수 성공하신 분도 있고!
  그래도 아직 출산 전이시라면 모유수유 잘 할 수 있도록! 준비하시는게 좋겠죠? 덜 고생하게요~
  모유수유 계획중이시면 병원, 산후조리원 모두 모유수유 적극 권장하는 곳으로 정하세요!
  모자동실 하셔서 많이 많이 물리시구요! 
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2011. 10. 25 태어난지 세 시간 후.


 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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